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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지레발음 듣기]
품사
「부사」
「002」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또는 어떤 기회나 때가 무르익기 전에 미리.
지레 겁을 먹다.
감독은 시합도 하기 전에 지레 포기하려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경찰차를 보고 지레 놀라 달아났다.
어딘가 좀 지레 시치미를 떼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이는 목소리로 엉뚱하게 의뭉을 떨어 대고 있었다.≪이청준, 서편제≫
장성댁은 지레 얼굴을 붉히고는 나직하게 쏘아붙인다.≪천승세, 낙월도≫
모든 것이 너무 아귀가 잘 맞아 오기창이는 지레 흥분했다.≪송기숙, 녹두 장군≫
움치고 뛸 수 없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 원균이 지레 저런다 싶었던 것이다.≪고정욱, 원균 그리고 원균≫
섣불리 그의 과거를 들추었다간 빨갱이로 몰릴 거라고 시골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박완서, 미망≫
육손이를 가리키며 그들은, 저놈은 눈까지 멀쩡하니 앞으로 무슨 짓을 할는지 모른다고, 지레 엄포부터 놓았다.≪전상국, 하늘 아래 그 자리≫
예비 사이렌이 울리면 아들과 딸은 지레 불을 끄고 이 층의 제 방으로부터 후다닥 층계를 서넛씩 건너뛰어 내려와 안방으로 들어왔다.≪오정희, 어둠의 집≫
솔직하게 말하면, 양이를 어느 정도 알고 난 후부터 나는 그가 내 결혼 상대자일 수는 없다고 지레 못을 박아 두고 있었던지도 모른다.≪김원우, 짐승의 시간≫
농성에 나선 자로서의 용맹이나 등등한 기세는 아예 씨를 감췄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지레 겁부터 먹어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김원일, 불의 제전≫
영식이도 전부터 들은 말이 있는지라, 내심으로는 그런 불안이 없지 않지마는, 피차에 지레 걱정을 하기가 싫으니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이었다.≪염상섭, 취우≫

관련 어휘

역사 정보

즐에(17세기)>즈레(18세기~19세기)>지레(19세기~현재)

설명 현대 국어 ‘지레’의 옛말 ‘즐에’는 17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즈르-’에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혹은 어미로 추정되는 ‘-에’가 결합하여 ‘즐에’가 형성되었다. 이 접미사 혹은 어미 ‘-에’는 이 어형 외에 많은 예를 보여 주지 않지만 형태적으로, 의미적으로 ‘즐에’가 ‘즈르-’에서 온 부사인 것은 확실하므로 다른 설명이 어렵다. ‘즈르-’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즈르-’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즐ㅇ-’로 교체되었으므로 ‘-에’ 앞에서 ‘즐ㅇ’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어형은 17세기에 나타나다가 18세기부터는 연철된 ‘즈레’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19세기까지 이어진다. 한편 근대 후반에 ‘ㅈ’ 아래에서 ‘ㅡ’가 ‘ㅣ’로 바뀌는 전설 고모음화 현상이 일어나는데 ‘즈레’도 이 변화를 겪어 19세기부터 ‘지레’가 등장하게 된다. ‘지레’는 20세기를 거쳐 현재에 이어지게 된다.
이형태/이표기 즐에, 즈레, 지레
세기별 용례
17세기 : ((즐에))
服闋 거상 벗다 起復 거상 즐에 벗기다 ≪1690 역해 상:42ㄴ
18세기 : ((즈레))
이에 도로혀 즈레 졍형기로  졔셩야 힘 베프니 ≪1756 천의 1:58ㄴ
19세기 : ((즈레, 지레))
장돈의 을 마초야 공을 즈레 쥭이려 니 장돈이 깃거 ≪1852 태상 2:27ㄴ
지레 器械杖 지레 逕 ≪1880 한불 566

관용구·속담(4)

관용구지레 꿰지다
일의 앞뒤 맥락은 전혀 모르면서 무조건 참견하기를 좋아하다.
관용구지레 채다
지레짐작으로 알아차리다.
  • 서방님은 그 속이 무엇임을 지레 채고 눈 하나 떠보려 하지 않았다. ≪김유정, 정조≫
속담지레 약은 참새(가) 방아간 지나간다[지나친다]
제 딴에는 똑똑한 체하면서도 실상은 요긴한 것을 빼놓고 행동하는 경우를 비꼬는 말.
속담지레 터진 개살구
맛없는 개살구가 참살구보다 먼저 익어 터진다는 뜻으로, 되지 못한 사람이 오히려 잘난 체하며 뽐내거나 남보다 먼저 나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동의 속담> ‘개살구 지레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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